Q: MIT 생활에 대하여...오랜 시간이 지났으나 아직도 저에게 MIT는 충격적이며 미래지향적인 신세계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쟁쟁한 교수들과 우수한 학생들이 치열하게 머리를 맞대고 진취적으로 미래를 고민하는 모습이 감동이었습니다. 지금도 MIT는 세계 어느 대학과도 다르며 우리 과학자 및 연구자들의 영원한 이상향입니다. Q: 탄소중립을 위한 과학과 기술...급변하는 글로벌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세계가 2050년까지 설정한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을 달성하고, 우리나라도 2030년까지 석탄화력발전등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현재의 35%로 감축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에너지 생산 효율성 및 안전성을 담보한 소형원전(Small Mdular Reactor, SMR)의 실용화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SMR은 기존 원자력발전소의 1/5이하의 수준인 300MW급 이하의 출력 규모의 작은 원전입니다. 원자로 내부열밀도가 낮아서 사고시에 비상전원이 없이도 안전하게 정지할 수 있으며 방사능의 유출이 매우 적어서 대피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기존 원전대비 안전성이 탁월합니다. Q: SMR이 기존의 원전에 대안이 되려면...SMR의 성공 조건을 항상 P.E.A.C.E.라는 다섯가지 요건으로 설명합니다. 1) Proliferation-resistance로 확산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2) Environmental-friendliness로 사용후핵연료 등 고준위의 방사능 물질 등에 의한환경에 주는 악영향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 Accident-tolerance로 사고가 나더라도 민간에 피해가 없어야 합니다. 4) Climate-Air Protection으로기후와 대기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5) Economy로 경제적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다섯가지 조건을 갖추어 가면 SMR이 우리인류의 가장 중요한 에너지 원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봅니다. Q: SMR의 안전성...많은 사람들이 원전에 대하여 가장 염려하는 것이 안전성이겠지요. SMR은 기존의 원전에 비하여 출력과 온도가 낮아 사고가 발생해도 자연냉각으로 충분히 식을 수 있어서 외부에서 비상 전력을 이용하여 냉각수를 끌어 올 필요가 없습니다.비상 발전기가 고장나거나 후쿠시마 경우처람 침수되어도 문제가 없으니 매우 안전한것으로 평가됩니다. 원전의 운전에서 가장 염려되는 부분이 원로 핵연료의 멜트다운(Melt-Down)인데 SMR에서는 자연 냉각으로 멜트다운이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느끼는 것은 최악 사고시 비상 대피를 하지 않아도된다는 점입니다. 비상계획구역 반경이 30 km인 대형원전과 대조적으로 SMR의경우 300m 내외입니다. 인구 밀도가 높은 국가에 절실한 장점입니다. Q: 사용후핵연료의 처리방법... 원자력의 또다른 큰 문제는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처리입니다. 땅에 묻으면 수만년간 방사능 위험이 지속되어, 광활한 부지 전체를 못쓰게 만들지요. 수만년동안 플루토늄은 살아있으므로 핵물질 도난을 걱정해야 합니다. 가장 좋은대책은 다른 폐기물처럼 재활용하는 길입니다. 핀란드, 스위스 같이 원자력의 비중이 적은 국가들은 땅에 묻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으나, 이는 미봉책입니다. 언젠가는다시 꺼집어 내어야 할 것입니다. 그 이유는 도난 위험과 자원 부족입니다. 재활용은 근본적인 해결책입니다.과거 재처리반대 여론으로 미국과 캐나다는 직접 지하 매립을 추진하여왔으나, 원자력 확대 정책이 나오면서 파이로프로세싱을 이용한 재활용으로 선회하고있습니다. 유럽이나 중국이 사용중인 구식 재처리 방식인 습식 공정은 처리부산물로서 고준위폐기물이 상당량 나오므로 이것도 쉽지 않은 골치꺼리지요.사용후핵연료를 파이로프로세싱 한후,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다시 고속로 핵연료로태워버리면 중저준위폐기물만 처리하면 됩니다. 나아가 순환경제로서 앞으로고갈되는 우라늄 걱정을 수백년간 덜어 주지요. 그 후에는 바닷물에 녹아있는 엄청난양의 우라늄과 토륨을 사용하면 됩니다. 지속가능한 원자력이 되는 길이지요. 유럽의 Green Taxonomy도 사용후핵연료 대책을 가장 중요시하고 있습니다. 빌게이츠가 고속로를 개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지요. Q: SMR의 실용화...원자로 물로 식히는 제3세대 SMR은 미국 아이다호 주의 NuScale 원전으로 빠르면 2030년이전에 완공되어 전기를 생산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 삼성, GS, 두산 중공업이건설에 참여하고자 NuScale 투자하고 있지요. 액체 납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제4세대 납냉각고속로는 러시아에서 2026년에 첫 가동하여 사용후핵연료를 재활용하는 시대를 열어나갈 입니다. 빌 게이츠의 제4세대 액체 나트륨 냉각 원전도2035년경에 상용화되어 사용후핵연료 재활 대책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Q: 에너지 및 원자력 정책...우리나라 정보통신이 성공한 배경은 체신부에서 민간에 이양하였기 때문입니다.이제 SMR 사업도 민간에 맡겨야 합니다. 대형 원전은 사고에 대한 보상 규모가크므로 국가가 지속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SMR 의 경우,안전성의 혁신으로 게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유럽이 Green Taxonomy에 원자력을 포함시키게 된 배경에 바로 안전성이 재생에너지 못지 않다는 사실이 밝혀진데있습니다. 선진국의 SMR은 마치 재생에너지처럼 모두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있습니다. 국내에는 민간기업이 원자력발전사업을 못하도록 막고 있습니다. 이 규제를 풀지 못하면 우리 기업은 해외에서만 활동해야 하므로 경쟁력을 얻을 수없습니다. 우리의 더 큰 문제는 부지의 부족으로 대형원전만으로는 탄소중립이 불가능합니다. Q: 후배들에게...지금까지 MIT 교육의 덕택에 대학에서 연구와 교육활동을 만끽하여 왔습니다. 이제 우공이산(愚公離山)의 교훈에 따라 산업계로 나가서 SMR 개발에 보다 적극적으로 달려들고자 합니다. 이제 공학이 세상을 바꾸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최고의 두뇌와기술을 가진 국내 MIT 동문들이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더 건강한 한국과 세계를만들어 나가시기를 진심으로 빕니다. INTERVIEWEE황일순 박사는 서울대에서 원자력공학 학사와 KAIST에서 기계공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1987년 MIT에서 핵재료공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이후 서울대학교 원자핵공학과에서 교수로 재직하였으며, 현재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와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자력공학과에서 석좌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세계원자력정상회의 (SHAPE) 공동집행위원장, 서울핵안보정상회의 (NSS-2012) 홍보자문위원장, 원전수출국민행동 본부장 등으로 활동하였습니다. 그리고현재 세계원전수명관리화장(FRAM), OECD/NEA 핵주기위원, 국제4세대원전포럼(GIF) LFR위원회 한국대표, 한국핵정책학회 부회장 및 부설핵안보연구소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INTERVIEWER2022.7. 채희엽 동문